SH님의 블로그

뇌가 어떻게 배우고 성장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가는 공간입니다. 뇌신경과학을 일상 속 공부 이야기와 엮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전하고 싶습니다.

  • 2025. 4. 15.

    by. ShinHwa

    목차

       

      러닝과 뇌의 만남  : 우리는 달리며 똑똑해진다.

      뇌과학으로 보는 러닝이 만든 천재들 : 뇌 속 BDNF 호르몬의 비밀


      달리기, 즉 러닝은 단순히 체중 감량이나 심폐 기능 향상에 그치지 않습니다. 최근 뇌신경과학계에서는 러닝이 뇌세포의 성장과 연결, 정서적 안정까지 유도하는 다기능적 자극임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뇌세포의 성장과 연결을 조율하며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주체는, 바로 ‘BDNF’로 알려진 신경영양인자입니다. BDNF는 뇌세포가 생존하고 성장하며 새로운 연결을 형성하도록 돕는 필수 단백질로, 마치 뇌 속 비료처럼 작용합니다. 본 내용에서는 뇌신경과학자의 시각으로 러닝과 BDNF의 관계를 최신 연구를 통해 깊이 있게 조망하고, 인지기능과 감정,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동시에 임상 현장에서의 적용 사례를 통해, 러닝이 단지 건강한 습관이 아닌, 뇌 건강을 위한 전략적 선택임을 전하고자 합니다.

       

       

       1. 러닝과 BDNF : 달릴수록 뇌가 깨어난다


      BDNF는 뉴런의 생존을 도우며, 뉴런 간 시냅스를 강화하여 학습과 기억에 핵심적 역할을 합니다. 특히 러닝을 하면 해마에서 BDNF의 발현이 급격히 증가하여 기억력과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23년 독일 막스플랑크 뇌과학연구소에서는 8주간 유산소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성인 실험군에서 해마 체적이 증가하고, 이와 함께 혈중 BDNF 수치가 평균 38% 상승했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뇌 구조의 가시적 변화는 단지 생화학적 변화에 그치지 않습니다. 연구 참여자들은 단어 회상 과제나 공간 기억 테스트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향상을 보였으며, 이는 러닝이 해마 기능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킨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흥미롭게도, 이 효과는 나이와 관계없이 발생하며, 중장년층에서도 해마의 위축을 방지하는 보호 기전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러닝은 뇌노화 방지 및 치매 예방에도 과학적으로 근거 있는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뇌신경가소성과 운동 : 신경회로가 달라진다


      신경가소성은 뇌가 환경에 따라 적응하고 재조직화하는 능력으로, 학습이나 재활, 적응적 행동에 필수적입니다. 러닝은 이러한 가소성을 유도하는 촉매제로 작용합니다. 반복적인 운동 자극은 해마와 전두엽의 활성도를 높이고, 새로운 시냅스 연결이 형성되며, 기존 회로가 강화됩니다.

      특히 신경손상 환자에게 운동은 새로운 회로망 형성을 통해 기능 회복을 유도합니다. 2021년 미국 존스홉킨스 재활의학과 연구팀은 러닝 기반 뇌졸중 재활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환자의 운동기능뿐만 아니라, 언어 이해력과 공간지각력까지 동시에 향상되었다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운동이 단순한 신체적 회복을 넘어서, 뇌의 인지 기능과 감각 회로를 다시 조직하는 근거 있는 접근임을 보여줍니다.

      운동 중 활발해진 BDNF는 뇌 속 메신저인 NMDA 수용체와 CREB 신호계를 자극해, 마치 새로운 기억의 길을 포장하듯 신경회로를 정착시키고 기억을 더욱 선명하게 만듭니다.  러닝은 뇌가 자신을 다시 설계하고 회복하는 놀라운 기반이 되는 셈입니다.

       

       

      3. 러닝과 인지능력 : 실행기능과 집중력이 살아난다


      전두엽은 인간 사고의 최고 사령탑입니다. 이 영역의 활성은 문제 해결 능력, 창의성, 계획 수립, 충동 억제 등 인간 고유의 기능과 직결됩니다. 러닝은 전두엽의 혈류를 증가시키고, 미세혈관 재형성을 촉진함으로써 인지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특히 아동과 청소년의 전두엽 발달에 러닝이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교육계에도 중요합니다. 2020년 핀란드 교육과학부 연구에 따르면, 정기적인 아침 달리기를 도입한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와 수업 집중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했습니다. 이 연구는 체육 활동이 단순히 체력을 위한 것이 아닌, 학습 효율성 향상을 위한 뇌 기반 전략임을 강조합니다.

      또한, 성인 ADHD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러닝을 통한 전두엽의 도파민 회복이 증상 완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이는 러닝이 약물 치료와 병행될 수 있는 비약물성 치료 전략으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4. 러닝, 감정 조절과 정신건강 :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분비


      러닝은 감정의 균형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데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특히 '러너스 하이'라고 불리는 현상은 뇌 속에서 도파민과 세로토닌, 엔도르핀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대량으로 분비되며 나타나는 자연적 항우울 효과입니다. 이들은 뇌의 보상 회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자존감 상승과 스트레스 저감에 기여합니다.

      2022년 스탠퍼드 대학 연구진은 12주간 러닝 기반 중재를 받은 경도우울증 환자군이 항우울제 복용 군과 유사한 정서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보고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운동군이 더 낮은 재발률을 보였다는 사실인데, 이는 러닝이 신경전달물질 분비뿐 아니라 뇌구조적 안정성을 유도해 장기적 정신건강을 유지하게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국내외 심리치료 클리닉에서도 러닝을 활용한 정서 중재 프로그램이 확산되고 있으며, PTSD, 불안장애, 청소년 우울증 등 다양한 영역에서 효과적인 치료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뇌를 위한 가장 쉬운 선택, 러닝


      우리는 종종 ‘천재성’을 타고나는 재능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뇌신경과학은 그것이 ‘형성되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러닝은 단순한 취미가 아닙니다. 뇌세포를 자극하고, 뉴런을 연결하며, 우리의 인지 능력과 감정을 통합하는 강력한 뇌 자극입니다. 특히 BDNF를 매개로 한 뇌의 가소성은 학습, 기억, 창의성, 감정 안정성까지 폭넓게 향상시키는 생리적 메커니즘입니다.

      정기적인 러닝은 학생에게는 학습 능력을, 성인에게는 스트레스 저항력을, 노인에게는 치매 예방을 선사합니다. 가장 단순하고, 가장 강력한 뇌 자극. 오늘, 단 20분이라도 뇌를 위해 달려보세요. 뛰는 순간, 당신의 뇌는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뇌과학으로 보는 러닝이 만든 천재들 : 뇌 속 BDNF 호르몬의 비밀